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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보다 더 중요한 기대여명(기대수명)

성공한은둔고수 2024. 2. 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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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여명’은 해당 연도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의미하고, ‘평균수명’은 자살이나 사고사 등을 포함하여 일정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명을 나타낸다. 인류의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된 것은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이 발견됨에 따라 영유아 사망률이 저하되고, 청년층의 사망률이 낮아진 것이 이유이다.

 

1만~4만년 전 크로마뇽기 인간의 기대여명은 18세, 르네상스 시대에는 기대여명이 30세였다고 한다.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조선시대 서민들의 평균수명은 35~40세, 1950년대 평균수명은 47~52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해외 자료에 의하면 1950년 한국의 평균수명은 남자 46세, 여자 49세로 평균수명이 47.5세였다. 70년 동안에 수명이 무려 36년가량 늘어났다. 기아, 역병, 전쟁(폭력)은 오랫동안 인류에게 통제 불가능한 위험요소였고 최근에 와서야 극복되었다. 그 이전에는 이런 재앙이 한번 지나갈 때마다 인구의 20~25%씩 감소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는 “현재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이 못 먹어서 죽는 사람보다 많고, 늙어서 죽는 사람이 전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많고, 자살하는 사람이 군인, 테러, 범죄자의 손에 죽는 사람보다 많다”고 했다. 14세기에는 흑사병으로 전체인구의 3분의 1인 2억 명이 사망하였고, 20세기에는 천연두로 3억 명이 사망하였다. 1차 세계대전 중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세계 인구 17억 명 중 약 5억 명이 감염되었고, 사망자는 최소 1,700만에서 최대 5,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는 1,500만 명이며, 코로나 19로 지난 2년간 사망한 세계 인구는 공식적 통계로만 1,500만 명에 이른다.​

전염병 이외에도 국제질병분류표 상에 등록된 질병은 모두 12,420개라고 한다. 얼마 전까지 인류의 15%는 폭력이나 전쟁으로 살해되었고 자연사나 병사로 죽는 확률은 85% 정도였다.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서 고민이지만 우리 조부모세대에서 삶은 곧 중노동이었다. 기계의 도움이 전혀 없는 농사일은

든 것을 근육의 힘으로 해결해야 하였고, 당시 노동 강도는 아주 끔찍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수명은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혹독한 노동은 줄어들었지만 삶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많아졌으니 인류의 아이러니이다.​

각 세대별 특성을 살펴보자. 세대별 특성을 구분하고 유형화할 때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 출생)와 포스트 베이비붐세대(1964~1974년 출생)가 가장 많이 언급된다. 합산출산율 5~6명인 베이비붐세대는 9년간 한해 80만 명씩 태어났고 대략 740만 명 정도이다. 2020년도한 해에 출생한 신생아 수가 27.2만 명과 비교하면 가히 그 출생규모가 짐작이 되는데, 이들은 현재 대부분 1차 직장에서 퇴직하였다.

 

이제 포스트 베이비붐세대(1964년~1974년 출생)가 정년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고, 향후 10년 이내에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 출생)가 차례대로 노년층으로 진입한다.

 

포스트 베이비붐세대인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한 반의 학생이 60명을 넘었고 그것도 교실이 모자라서 2부제 수업을 하였고, 동시에 건물을 증축하였다. 국가도 가난한 시절이라 입학하면서부터 6학년 졸업 때까지 미국에서 원조하는 식빵을 배급 형태로 받아먹었다. 이 시절 농촌 사람들은 식량을 아끼려고 하루 한 끼는 손국수나 감자, 고구마로 식사를 준비했다. 학창시절에 군사 쿠데타와 비상계엄령을 겪었고, 대학입학 후에는 민주화투쟁으로 6·29선언을 이끌어 냈다. 휴교 등으로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었지만 졸업할 즈음에는 기업체 여기저기로부터 입사원서를 받아서 2~3군데 동시 합격을 하였다. 졸업생들의 고민은 어느 회사로 갈까 하는 것이었다. 입사 후에는 주6일제 근무에 일요일에도 가끔 출근하였으나 실상은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휴대폰은 없었고 사무실 전화로만 업체나 고객들과 소통했어도 불편한 줄도 몰랐다. 나의 담당업무는 자동차사고 보상이었다. 당시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고성장·고금리(7~10%)와 더불어 고위험의 시대를 살았고 각종 산업이 통째로 무너지는 IMF도 겪었다.​

1995년경 회사에서 삐삐(호출기)가 지급되었으나 2~3년 후에 휴대폰으로 바로 교체되었다. 당시 휴대폰은 부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기뻐했으나 이것이 장차 큰 골칫거리가 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당시 회사선배들은 50세 무렵에 대부분 비자발적인 퇴직을 강요당했다.

세대를 구분할 때 표준적인 분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세대마다 소비성향,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여 나이대별 특징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위키백과 참조). 주목해야 할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Y세대)와 Z세대를 합친 MZ세대(1981~2010년생)이다.

 

X세대(1974~1980년 출생)

서방세계 최초의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이다. 신세대를 일컫는 신조어이며 개인주의 성향에 다양한 특성을 지닌다.

 

Y세대(1981~1996년 출생)

밀레니얼세대, 청년 실업,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를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세대는 어렸을 땐 휴대폰이 없었으나 컴퓨터 디스크를 아는 세대로서 정보통신기술(IT)활용이 뛰어나다.

 

Z세대(1997~2010년 출생)

디지털 네이티브(토착민)세대, 다양성 중시, 사물 인터넷을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어려서부터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로서 Z세대들은 IT 기술에 익숙하고 스마트폰, SNS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MZ세대(1981~2010년 출생)

1980년대와 199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Y세대)와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합친 말이다. 메타버스 세상을 이끄는 주축으로 이들을 모르면 이들이 창출하는 미래시장을 놓친다.​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MZ세대에게도 위기가 닥쳤다. 최근의 사회적 이슈는 부모를 돌보는 청년 간병인(영 케어러, Young Carer) 문제이다. 부모가 병들어 간병이 필요할 때 국가에서 전적으로 돌보지 못한다. 젊은 자녀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간병인이 되어야 한다.

 

21년 11월 10일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보도한 ‘22세 청년 간병인’ 강도영(가명) 씨는 존속살해 혐의로 항소심에서 4년형을 선고받았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56세)를 진료비가 없어서 7개월 만에 퇴원시킨 후 집에다 두고 일주일간 영양분과 물을 제공치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하여 ‘간병살인’이라고 불린다. 진료비가 없어서 빨리 퇴원했지만, 퇴원 후에도 아버지는 거동할 수 없어 24시간 누워 있었다. 당시 대학 휴학생이었던 강 씨는 돈이 떨어져 삼촌에게 쌀 구입비 2만원을 빌려달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으나 결국 간병이 필요한 아버지를 그대로 두고 집을 나가 버리고 말았다.

 

국회 질의답변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중 25세 미만의 청년 간병인은 3~4만 명으로 보고되었으나 정부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즉, 부모가 쓰러지면 하나뿐인 자녀의 미래도 덩달아 위태롭다. 은퇴 후 건강관리는 본인은 물론 자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2019년 통계청이 조사한 우리나라 사회적 고립도는 OECD평균(10%)보다 훨씬 높은 27.7%로 나타났고, 이 조사에서 청년들의 37%는 큰돈을 빌릴 곳이 없다고 했고, 15%는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 답변했다. 요즘 청년들이 즐기는 배달음식의 주문빈도는 소외지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2021 청년 고독사 보고서’에 따르면, 부패된 채 발견된 우리나라 고독사는 2020년 4,196건으로 일평균 11명이며, 2013년 대비 2.5배가 늘었다. 늘어나는 1인 가구와 취업난으로 그동안 노령층의 전유물이었던 고독사가 2030 청년들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서울시에선 30대 이하 청년 고독사 비율이 약 10%를 차지했다. 기회와 부의 불평등, 계층이동 사다리 붕괴, 부의 대물림 속에서 청년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는 처지가 되었고 100세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되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일본을 누르고 아시아 1위, 세계 17위라고 한다. 이 중에서 결혼 20년 이상의 황혼이혼 비중이 37%로 매우 높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혼자 사는 가구는 32%이며 노인은 5명 중에서 1명이 혼자 산다. 70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 중 78%는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혼율 증가로 한 부모 가정이 늘고 있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한 부모 가정비율은 30%, 미국은 28%, 유럽은 20%, 아시아는 약 15%인데, 국가를 막론하고 한 부모 가정의 가장은 대부분 여성이다.​

요즘 비혼과 황혼이혼의 장점이 과장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혼이나 싱글을 자유와 동의어로 생각하고 ‘돌싱’이란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은 사람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혼은 필요에 의해 생긴, 효율성 높은 인류의 문화유산이지 서로를 묶는 족쇄는 아니다. 혼자 살면 정말로 더 자유로운지는 따져 봐야 한다. 동호회에서 만난 미혼여성 중에 50대 동갑내기가 있었다. 항상 바쁜 거 같아서 이유를 물어보니, 혼자 사니까 더 바쁘다고 한다. 둘이 사나 혼자 사나 집안일은 비슷한데 혼자서 청소, 빨래, 식사준비, 설거지 등을 하려니까 돌아서면 일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반면 둘이서 집안일을 나누어 한다면 반나절에 일이 끝나고 오후에는 휴식할 수 있다.

 

즉 둘이 살면서 역할분담을 하면 더 많은 자유시간이 생긴다. 싱글로 사는 것을 자유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마음만 맞으면 결혼처럼 서로 윈윈(Win-Win)하는 거래도 드물다. 유튜브에서 어느 돌싱 여성이 한 말이 메아리처럼 남는다. “유부녀는 시간이 많아서 남자들을 만나고 바람도 피우지만 돌싱들은 직장 다니고 아이 돌보고 너무 바빠서 남자 만날 시간도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구나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뇌출혈이나 심장마비로 인해 응급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때 빨리 발견되는 것이 생사를 가르는데 집안에 가족이 없으면 돌연사를 하게 된다. 일전에 어느 싱글여성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일을 마치고 머리가 아파 귀가하려고 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차 한잔 마시자’고 해서 따라갔다가 커피숍에서 의식을 잃었다고 한다.

 

이후 바로 119로 후송되어 뇌출혈도 후유증 없이 치료가 되었다는 것이다. 커피 한잔하자는 지인 덕분에 살았지만 그냥 집에 혼자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한다. 심리학자 로라 카스텐슨의 《길고 멋진 미래》에서는 결혼은 법적 육체적 결합인 동시에 사회적 경제적 결합이며 그 이득은 수명의 연장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기혼남성은 독신남성보다 평균수명이 3년 정도 연장되고, 기혼여성은 결혼 상태에 따라서, 남성이 주는 혜택에 따라서 수명이 더 연장된다고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1년 가구의 가공식품 소비지출 변화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보다 기타식품, 커피 및 차,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섭취하는 식품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100세 시대에 50~60대 싱글은 혼자서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생각이다. 어떤 이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100세 시대에 두 번 정도는 결혼해야 한다고도 한다. 다음 장의 그래프는 최근 줄어드는 혼인 건수를 보여 준다.​

과거 5년간 혼인 건수도 20% 감소하였고 결혼을 해도 신혼부부 2쌍 중 한 쌍은 아이 낳기를 포기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합산출산율은 0.84명으로 세계 최저 기록을 경신하였다. 또한 출생아 100명 중 다문화가정의 출생아는 6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고, 출생아의 어머니 비중은 베트남(38.8%), 중국(17.7%), 필리핀(6%), 태국(4.2%) 순이었다.

 

2021년 12월 발표된 통계청 예측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50년 후인 2070년경에는 27%가 감소한 3,766만 명이 된다. 지금의 추세라면 현재 3,730만 명인 생산연령인구가 10년 동안 350만 명이 줄어들고, 2070년엔 전체 생산연령 인구가 1,730만 명까지 감소된다. 다음 세대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그 세대가 부양해야 하는 사람(노인과 아이들)의 비율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금은 경제 연령인구 1명이 일해서 노인과 어린이 0.4명을 부양하는데,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50년 뒤에 노인과 어린이 1.2명을 부양해야 한다. 현재와 비교하면 부양의무가 3배나 늘어나는 셈이다.​

2020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인구의 자연감소가 이루어졌다. 수명연장으로 현재 청년들이 60세가 될 무렵에는 90세 부모들이 모두 살아 있고 함께 부양할 형제가 아예 없거나 한 사람 정도밖에 없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노후는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동일한 조건에서 인구가 1% 줄면 GDP도 1% 감소한다.

인구학자들에 의하면, 경제 성장에 따라 출산율과 사망률이 동시에 감소하는 인구변천의 시기를 겪는다고 한다. 적게 태어나고 적게 죽는 선진국형 인구유형이 되는 것이다. 다만 선진국 국민이라고 해도 수명이 똑같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인구의 소득상위 1%와 하위 1%의 수명격차는 남성이 15년, 여성이 10년이다. 이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내가 보험회사에 입사하여 보상업무를 시작한 1992년에는 자동차보험 약관상 가동연한(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은 55세였다. 내가 퇴직할 무렵인 2020년에는 육체노동자 가동연한이 65세로 늘어났다. 약 30년 동안 약관상 가동연한은 10년 늘어났고, 남녀 평균수명은 17.3세가 늘어났다. 지금도 평균수명은 매년 0.5~0.6년씩 늘어나고 있어서 우리는 한 세대 동안 평균수명이 무려 30년 이상 늘어나는 최고의 시대, 평화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인류는 역사상 최초로 5세 미만의 인구보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고, 2050년에는 6명 중 1명이 65세이고, 중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4억3,800명을 웃돌아 현재 미국 인구(3.3억)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70년경에는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이제 60~70세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어서 나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UN 자료처럼 79세까지는 장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육체는 건강하고 정신은 총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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